호텔 정문까지 자신을 데리러 나온 경수를 본 준면은 경수에 어깨에 얼굴을 잠시 기댔다. 경수는 익숙한 듯 준면의 등을 토닥였다. 준면은 항상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가장 편한 상대인 경수에게 몸을 기대곤 하였다. 남들보다 서늘한 체온의 준면이 오늘따라 뜨거운 듯 싶었다. 경수는 깜짝 놀라 준면을 제 몸에서 떼어냈다. 그리고는 준면의 양 어깨를 잡고는...
"우리 그만 서 있고 좀 앉죠?" 세훈이 준면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준면을 이끌고는 자리로 향했다. 준면은 멍하니 끌려가다 아직 손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자각하였다. '이런 쒯.' 준면은 속으로 욕을 내뱉고는 제 손을 빼내려 하였다. 잡은 손안에서 준면이 손을 꼼지락거리는 것이 느껴졌는지 세훈이 준면을 내려다 봤다. 아직도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은 채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준면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외관을 정리했다. 워낙에 예민한 김재희 회장 밑에서 자라온 준면은 항상 듣던 말이 있었다. "늘 완벽해야 한다. 아무에게도 무시를 당하지 않으려면 네가 그럴만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 제 양아버지의 말을 상기하던 준면은 입 밖으로 내뱉어보았다. "완벽해야만 한다. 무시 안당하려면 그럴만한 인물이 되어야 ...
"아가 너 이름이 뭐냐?" "...준면이요." "사내애 이름이 꽤 특이하구나. 그래, 성은 뭐니." "없어요." "흐음... 그래. 나이는." "...5살." 어린 아이에게 제 무릎을 접어 이야기를 하는 중년의 이 남성은 누가 봐도 고가의 정장을 걸치고 있다. 그의 곁은 험상궂은 인상의 사내들이 지키고 서 있다. 그 사내들을 제외한다면 거리에서 어른이 아이...
의건은 꿈을 꿨다. 제 눈앞에서 성우가 사라지는 꿈이었다. 꿈 속에서의 의건은 성우와 꽃밭을 거닐고 있었다. 성우는 평소와 달리 제게 환히 웃어주며 제 손을 잡고 함께 걷고 있었다. "폐하. 폐하와 함께 걷고 있으니 하늘이 더 예뻐 보입니다." "...성우야. 몸은 괜찮으냐." "그럼요. 폐하 덕에 괜찮습니다." "...내 덕에?" 자신 덕에 괜찮다던 성우...
창백해진 얼굴로 사경을 헤메는 성우의 주위로 태의와 의녀들이 수시로 오가며 성우의 몸에 뜸을 올리고 침을 놓았다. 핏기 없이 하얗게 질린 성우의 얼굴에는 조금의 혈색이 돌기 시작할 때쯤 태의가 의건의 곁으로 다가왔다. "폐하. 일단 고비는 넘겼습니다만... 몸의 기력부터 되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라간 궁인에게 일러 깨어나시거든 미음을 준비하라 하겠습니다...
온국은 갖고 싶은 나라였다. 작지만 짜임새가 잘 갖추어져 있고, 사시사철 푸르른 따뜻한 나라였으며, 무역에도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땅은 늘 기름져있어 농작물이 잘 자라는 흉년이라는 것을 겪어보지 않았을 법한 나라였다. 단 한 번 온국을 치기 전 그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높은 상석에 내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 밑의 단에는 온국의 왕과 왕비가...
성우의 두 번째 유산은 본디 악했던 성우의 몸에 큰 타격을 주었다. 가뜩이나 입체감 없던 성우의 몸은 더 얇아졌고 그와 동시에 더욱 약해졌다. 차라리 몸만 약해졌으면 좋았을 것을, 상처투성이에 더 다칠 곳도 없던 성우의 마음은 끝내 망가져버렸다. 산산히 부서져 형체를 찾아볼 수도 없을 만큼 부서져 버렸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들이닥치는 고통을 견디지 못한 성...
로애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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