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져 가는 온국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표정은 참 달랐다. 의건은 희열에 가득찬 채 만족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그에 반대로 성우는 불바다가 된 온국을 보며 소리 내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그렇게 울다 지쳐 잠이 들 때까지 하얀 얼굴엔 눈물 자국이 지워지지 않았다. 따가운 햇살이 얼굴을 비출 때쯤 성우는 잠에서 깨어났다. 창문 밖 멀리 보이는 건 ...
어두운 새벽 밤 하늘을 뚫고 날아온 불화살은 빛의 나라 온국을 뜨거운 열기로 집어삼켰다. 화살 끝 부분에 매달린 검은 천은 이 화살의 주인이 대 건 제국임을 알려주고 있는 듯 하였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건 제국 병사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와 함께 온국의 성문이 뚫렸다. 힘 없이 열리는 성문에 이어 온국 왕궁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왕의 처소 온용...
-새 황제 폐하께옵서 드십니다. 즉위를 감축드리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찬열이 종묘를 가로질렀다. 황제의 면류관을 쓰고 예복을 입은 찬열의 모습에 대신들은 그의 늠름함에 감탄만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몇몇 대신들은 비어있는 책사의 자리와 대장군의 자리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수군거렸다. 그러나 그러한 의심은 매우 소수에 불과했기에 곧 ...
"누, 누구냐! 으, 으악!" 마지막, 정전의 병사들까지 벤 찬열의 얼굴은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찬열과 상장군은 양쪽에서 몰려오는 군사들을 각각 베었다. 이제 다 끝났다. 자진해 항복해오는 병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베었고 궁은 이제 자신의 것이 되었다. 확신에 찬 찬열은 비릿하게 웃으며 검을 집어넣었다. "푸흐. 이렇게 쉽게 끝나다니." 튀긴 피가 좀...
백건의 방 뒷편의 큰 배나무 밑에는 지하로 향하는 통로가 있는데 그곳으로 내려가면 아무도 쓰지 않는 커다란 공간이 있었다. 원래는 식자재를 위한 창고로 쓰였지만 찬열의 모반을 결정한 뒤로는 그들의 비밀스러운 모반을 계획할 장소로 쓰이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야심한 시각 배나무 밑으로 삼삼오오 모이는 이들 중 익숙한 얼굴이 간간히 보였다. 그곳의 중심인물인 ...
그 이후부터 찬준과 백진은 결코 사석에서 만나는 일이 없었다. 정전에서 만나는 것을 제외하곤 둘은 서로를 피해다녔다. 심지어 백진은 따로 찬준에게 보고를 올려야 할 때는 절대 찬준의 눈을 마주보지 않았다. 찬준의 시선은 항상 백진에게 머물러 있었지만 백진은 고개를 드는 법이 없었다.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찬준의 마음도 조금씩 정리되어 갔다...
“네가 정말 미친 것이냐?” 벼루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에 사랑방 밖에서 대기하던 하인들은 한숨을 푹 쉬었다. “대감마님 또 시작이시군.” “이번에도 둘째 도련님 때문에 저리 노하신거죠?” “그렇지. 백건 도련님께서 별당 도령에게 위해를 가하셨다는군.” “별당 도령이요? 겨우 그 일 가지고?” -아버님! -네가 목소리를 높일 처지더냐? 한 번 더 들려오는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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